https://youtu.be/AcMZ9lFC92E
어머니는 저를 낳기 전까지 10여년 동안 수질 관리사로 일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일하시던 금속 공장에서는 구리와 크롬때문에 하루 5톤의 폐수가 나왔는데, 화학 약품을 처리해 정화하는 것이 주 업무였습니다. 그 일을 하시면서 어머니는 꽤 힘들게 생활하셨는데, 그로 인해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싶다는 생각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부모 역할이 처음이셨던 어머니의 행동들은 역으로 제게 억압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자신이 못했던 일을 대신하여 제게 실현하려 한다던가, 너무나 걱정이 되어 저를 통제하려했습니다.
그때에는 그러한 억압이 싫어서 방문을 닫고 어머니와 소통하지 않으려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는 방문을 떼어버렸고, 저는 저대로 모습이 노출 되는 것이 싫어 이불을 뒤집어 쓰고 숨어있기만 했습니다. 문으로 나뉜 두공간은 분명 열려있었지만 마음의 거리는 멀었습니다.
이러한 저희의 관계는 부정적으로 너무나 가까워서 일란성 모녀같았고, 급기야 단성생식을 하여 부모와 자녀의 유전적 형질이 똑같은 히드라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미워하기만 하였던 저희의 관계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였습니다. 뒤늦게 저는 어머니가 일했던 폐수 처리장에 가보아 어머니의 삶을 보았고, 대화하며 그간 어머니의 행동이 걱정에서 비롯된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어머니 또한 저와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했습니다.
여러 갈등을 거치고 지금은 방에 문이 다시 달렸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은 분명 단절되어있지만 서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어쩐지 안정적인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저는 분리되지 못했던 두 히드라 모녀가 뒤늦게 이야기를 하며 개별적인 개체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표현하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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